강은교의 <벽 속의 편지>는 이전부터 그가 지속적으로 견지해 온 아주 작은 사소한 사물이나 하찮아 보이는 인간들에 대한 따뜻한 애정을 더욱 세련되고 절제된 언어로 노래하고 있다. 그의 이러한 애정은 현실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과 그 현실에서의 사랑의 실현으로 발전되어간다. <BR> <BR> 이를테면 현실의 타락과 모순에 희생된 젊은 영령들 앞에서 산자의 부끄러운 심정을 진솔하게 표현하는가 하면, 80년대 우리 사회의 억압 상황을 폭로하기도 한다. 그러면서 그는 이 세상에 인간의 잔악행위와 파쇼적 억압과 억울한 희생 등이 없어지고 사랑의 혁명으로 하찮은 것들의 위대한 가치가 실현되는 그날을 열망하고 있다.
姜恩喬 1945년 함경남도 홍원에서 태어나 연세대 영문과와 동대학원 국문과를 졸업했다. 1968년 『사상계』 신인문학상으로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시집으로 『허무집』 『풀잎』 『빈자 일기』 『소리집』 『붉은 강』 『벽 속의 편지』 『어느 별에서의 하루』 『등불 하나가 걸어오네』 『시간은 주머니에 은빛 별 하나 넣고 다녔다』 『초록 거미의 사랑』 『네가 떠난 후에 너를 얻었다』 『바리연가집』 등이 있다. 한국문학작가상, 현대문학상, 정지용문학상, 유심작품상, 박두진문학상 등을 수상했다.